캘리포니아에 수제 맥주 열풍이 거세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수제 맥주 상당수가 캘리포니아산인데다 2019년 1월 기준 980개가 넘는 수제 맥주 양조장이 캘리포니아의 수제 맥주 열풍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은 지역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맥주를 가장 신선하게 마실 수 있는 행운아들이다. 최고의 맛을 뽐내는 각종 맥주를 근처 마켓이나 지역 양조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도 매일 똑같은 라거만 마신다면 그만한 직무유기가 어디있을까!

수제 맥주 정보 사이트인 RateBeer의 캘리포니아산 상위 50위 맥주 리스트에서 10가지를 엄선했다. 캘리포니아 수제 맥주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다음 10가지 맥주부터 시작해보자. 대부분의 맥주는 보틀숍에서 구할 수 있지만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양조장을 찾아 최고의 신선한 맥주를 맛보는 재미도 크다. 요즘 대세는 와이너리보다 브루어리다.

 

10. 알파인 비어 컴퍼니 – Exponential Hoppiness

Photo credit Alpine Beer Company Facebook
  • 종류: IPA
  • 도수: 11.0%
  • 특징: 샌디에이고의 작은 마을에서 홈브루잉으로 처음 시작된 알파인 비어는 정식 설립 후 채 몇 년도 지나지 않아 각종 상을 휩쓸며 작지만 강한 지역 양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홉의 양을 2배로 늘려 선풍적인 인기를 끈 ‘Exponential Hoppiness’는 진한 홉의 향과 시트러스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IPA(India Pale Ale : 19세기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에일의 한 종류로 맥주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 로 도수가 높은데도 마시기 편해 수제 맥주 초심자에게도 좋다.

9.  포트 브루잉 컴퍼니 – Older Viscosity

Photo credit Port Brewing Company Twitter
  • 종류: 아메리칸 스트롱 에일
  • 도수: 12.0%
  • 특징: 포트 브루잉 컴퍼니의 역사는 1987년 솔라나비치에 위치한 피자 가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자와 함께 판매하기 위한 맥주를 직접 양조하면서 시작된 피자 포트 브루잉은 이후 맥주 제조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스톤 브루잉 컴퍼니의 양조장에서 맥주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2006년 포트 브루잉 컴퍼니를 탄생시켰다. ‘Older Viscosity’는 포트 브루잉 컴퍼니에서 매년 생산되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Old Viscosity를 버번 배럴에 9개월 이상 추가 숙성시켜 만든 맥주로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스모키한 향을 지니고 있어 청량감보다는 강한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 좋다.

 

8. 로스트 에비 브루잉 컴퍼니 – The Angel’s Share – Bourbon Barrel

Photo credit The Lost Abbey Brewing Company Twitter
  • 종류: 발리 와인
  • 도수: 12.5%
  • 특징: 로스트 에비 브루잉 컴퍼니는 포트 브루잉컴퍼니와 함께 제조된다. 벨기에식 맥주부터 사워 비어까지 다양한 수제 맥주를 갖추고 있지만 매니아 층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단연 버번 배럴 숙성 맥주인 ‘The Angel’s Share’다.  알콜 도수가 매우 높은 스트롱 에일인 발리 와인은 맥주와 와인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할만큼 독특한 맛이 매력인데 ‘The Angel’s Share’는 풍부한 양의 캬라멜 몰트를 사용하여 바닐라의 풍미를 한껏 끌어 올렸다. 도수가 높은만큼 혀에 닿는 맛도 강렬하니 수제 맥주에 충분히 단련된 고수에게 추천한다.

 

7. 러시안 리버 브루잉 컴퍼니 – Supplication

Photo credit Russian River Brewing Company Facebook
  • 종류: 사워
  • 도수: 7.8%
  • 특징: 러시안 리버 브루잉 컴퍼니는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수제 맥주 제조사로 산타로사의 양조장은 맥주 덕후들에게 성지로 꼽힌다. 신선한 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관광객이 늘 줄을 선다. 대표적인 배럴 숙성 맥주인 ‘Supplication’은 사워 맥주로, 브라운 에일을 피노누아 와인 배럴에 1년 간 숙성시켜 체리의 산미를 끌어 올렸다. 다른 숙성 맥주에 비해 도수가 낮아 인기며 새콤한 과일맛이 일품이다.

 

6.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잉 컴퍼니 – 20 XX Twentieth Anniversary Ale

Photo credit Firestone Walker Brewing Company Facebook
  • 종류: 아메리칸 스트롱 에일
  • 도수: 13.0%
  • 특징: 캘리포니아 로컬 양조장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잉 컴퍼니는 캘리포니아에서 네번째로 큰 양조장을 갖고 있다. 이들의 첫번째 출시작인 영국식 에일은 더블 배럴 에일이라고 불리며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수제 맥주로 자리 잡았다. 이곳의 맥주는 크게 라이언 앤 베어, 빈티지, 배럴 웍스의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져 생산되는데 그 중 라이언 앤 베어 카테고리의 맥주는 한국에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20 XX Twentieth Anniversary Ale’은 빈티지 카테고리의 맥주로,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잉의 설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출시되었다. 와인과 다크 초콜릿의 묵직한 풍미가 느껴지지만 진한 색에 비해 목넘김이 좋아 수제 맥주 입문자부터 매니아까지 두루 즐기기 좋다.

 

5. 로스트 에비 브루잉 컴퍼니 – Cable Car

Photo credit The Lost Abbey Brewing Company Twitter
  • 종류: 사워
  • 도수: 7.0%
  • 특징: 로스트 에비 브루잉 컴퍼니의 발리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사워 맥주인 ‘Cable Car’에 도전해보자. 과일의 복합적인 산미에 오크향이 더해져 매력적인 맛과 향을 이끌어내는 이 맥주는 더운 계절에 특히 어울린다.

 

4. 행거 24 – Barrel Roll: Pugachev Royale

Photo credit Hangar 24 Facebook
  • 종류: 스타우트
  • 도수: 10.5%
  • 특징: 창립자이자 마스터 브루어인 벤 쿡이 파일럿 시절 집에서 직접 양조한 맥주를 동료들과 나눠 마시던 것에서부터 시작된 행거 24는 단연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양조장 중 하나다. ‘Barrel Roll: Pugachev Royale’은 두 배럴을 이용하여 숙성시킨 더블 배럴 에이징 방식을 통해 만든 맥주로 숙성 과정에서 카카오닙스와 바닐라빈을 더해 초콜릿의 향을 최대로 끌어 올렸다. 맥주보다는 하드 리커의 맛에 가까울 만큼 강력한 맛을 자랑한다. 작은 병이지만 혼자 마시기 보다는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나눠 마시기를 권한다.

 

3. 모던 타임즈 비어 – Monster Tones

Photo credit Modern Times Facebook
  • 종류: 아메리칸 임페리얼 스타우트
  • 도수: 13.0%
  • 특징: 깔끔한 패키징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모던 타임즈 비어는 계절마다 새로 생산되는 시즈널 제품 뿐만 아니라 특정 달마다 특징적인 맥주를 생산해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그 중 ‘Monster Tones’는 매년 한정 생산되는 스타우트로 신선한 커피콩과 볶은 코코넛, 풍부한 바닐라빈의 향이 특징이다. 메이플 시럽을 보관하던 통에 버번을 숙성시키고 이 통에 7개월 간 숙성시킨 두 종류의 맥주를 혼합하여 복잡하고도 풍부한 아로마를 완성시킨다. 올해 출시된 ‘Monster Tones’는 이전 버전보다 코코넛향이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2. 에일스미스 브루잉 컴퍼니 – Speedway Stout Bourbon Barrel Aged

Photo credit AleSmith Brewing Company Facebook
  • 종류: 스타우트
  • 도수: 12.0%
  • 특징: 유럽의 전통 맥주에 영감을 받은 에일로 유명한 에일스미스 브루잉 컴퍼니는 미국 내외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는 질좋은 맥주를 생산한다. 즐기기 쉬운 에일 스타일 맥주부터 네 종류나 되는 배럴 숙성 맥주까지 여러 종류의 수제 맥주를 구비하고 있는데 이 중 ‘Speedway Stout Bourbon Barrel Aged’는 맥주 매니아층을 잡고 있다. 초콜릿, 커피, 볶은 보리의 향이 두드러지는 스타우트를 질 좋은 버번 배럴에 최대 1년 숙성시켜 복합적인 향을 만들어낸 맥주로, 그대로 마셔도 좋지만 병 채로 몇 년간 숙성시키면 더 풍부한 맛이 난다.

 

1. 러시안 리버 브루잉 컴퍼니 – Pliny the Younger

Photo credit Russian River Facebook
  • 종류: 트리플 IPA
  • 도수: 11.0%
  • 특징: 러시안 리버 브루잉 컴퍼니의 산타로사 양조장은 항상 전 세계에서 몰린 맥주 애호가들로 붐비는데 이는 ‘Pliny the Younger’가 한정적으로 판매되는 2월이면 고조에 달한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IPA 맥주인 ‘Pliny the Elder Double IPA’의 한정판 버전인 ‘Pliny the Younger Triple IPA’는 알코올과 홉의 함유량이 높은 트리플 IPA로, 드라이하면서도 홉의 아로마가 풍부해 누구나 즐기기 쉽게 만들어졌다. 1년에 딱 한 번 양조해 매년 2월 첫 번째 금요일에만 판매되는 이 맥주를 맛보기 위해 수천명의 인파가 몰린다.


글 구성 / 김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