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탐험은 남반구의 여름인 11월에서 2월까지 이루어진다. 스키를 이용한 남극점 도보여행과 비행기를 이용한 남극점 방문은 3만 불 이상이 들고 강한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경제적으로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남미 땅끝 Ushuaia에서 Drake 해협을 건너, King George 섬에 도착하여 이틀 동안 남극의 섬만 크루즈로 돌아보고 오는 6,000불 정도의 투어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북반구에서 이틀에 걸쳐 도착하여, 남극 대륙을 밟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글검색으로 Antarctica 21의 ‘Classic Antarctica Air Cruise 8 days’를 찾아 60여 명의 탐험대와 30여 명의 승무원이 함께 타는 M/V Ocean Nova 크루즈를 선택하였다. 캐빈에 따라 11,500불에서 22,000불 하는 가격대에서 가장 저렴한 방을 골라 1년 뒤 출발로 10% 조기 예약 할인을 받아, 30%는 선불하고 잔액은 여행 시작 120일 전에 완불하는 조건으로 예약하였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시작된 투어는 전세기로 Drake 해협을 날아 King George 섬에 도착하여, 6박 7일 동안 호텔이 되어 줄 오션 노바에 오른다. South Shetland Islands와 남극대륙의 서해안 사이를 크루즈하면서 사적지와 야생동물들을 만나며, 남극만의 특이한 자연을 감상한다.

신용카드 마일리지로 공항세만 내고 마련한 항공편으로 휴스턴에서 갈아타고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푼타 아레나스에 내렸다. 환승이 많아 늦어질 것에 대비하여, 남극 일정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도착하였다. 다음날 투어 미팅 시간 오후 2시가 되기 전까지 현지여행사 Comapa를 이용하여 푼타 아레나스 시내투어를 하였다.

마젤란 동상이 있는 The Plaza Muñoz Gamero 공원을 찾았다. 포르투갈 출신 항해가 Ferdinand Magellan(1480-1521)은 1519년 스페인 황제 카를 5세의 의뢰를 받아, 5척의 배와 270명의 선단을 이끌었다. 스페인 출신 선장들의 반란을 진압하며 남미해안을 따라 내려가다, 폭풍우로 2척의 배를 잃고 천신만고 끝에 마주한 잔잔한 바다에 감격하여 태평양이라 이름 지었다.

마젤란 해협을 지나 계속 서진한 함대는 1521년 4월에 필리핀에 도착하였다. 세부 섬에 상륙하여 추장 주아나 일족과 부족 800여 명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고, 1521년 4월 막탄 섬 추장 라푸라푸와의 전투에서 41세에 목숨을 잃었다.

인구 20여만 명의 푼타 아레나스는 과거의 영화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원양어업 육성정책으로 남극해에 진출한 한국 선단 덕에,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몰락했던 푼타이레나스는 칠레 최대의 선박 수리 단지가 되었다.

17년간의 독재정치로 칠레를 남미의 3대 부국 반열에 올려놓은 피노체트는, 박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았다. 칠레가 공산화의 마수에서 깨어나 자유민주주의로 돌아설 때, 한국의 박 대통령 정책은 중요한 참고가 되었다.

Cementerio Municipal은 공동묘지라기보다는 독특한 모양의 정원수가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단지 같았다. 이곳 사람들은 육체적인 죽음보다는 죽은 이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잊힐 때, 비로소 죽음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묘지를 항상 아름답게 꾸민다.

부지 사용료는 2 Bed Room 아파트 렌트비 1,500불의 10% 정도이고, 묘지는 후손들이 별도의 비용으로 관리한다. 종교나 민족에 따라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묘지 중에, ‘Mom and Dad’라고 쓴 묘비 아래에 사진을 모셔놓은 소박한 묘지가 눈길을 끌었다.

푼타 아레나스 교민 3명 중 한 사람이 운영하는 신라면 식당을 찾았다. 남미를 여행하는 한인들에게 얼큰한 라면을 끓여주는 윤 사장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십자가 언덕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그가 만든 ‘평창까지 12,515km’라는 팻말이 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글, 사진 / 박명애 (세계여행 전문가)

박명애 씨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항공권과 호텔을 해결하며, 기적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몸소 체험하며 얻은 정보와 사연들을 책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한다. 저서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수상한 세계여행’ 1, 2가 있다. 그의 알뜰한 세계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