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인근에도 복잡한 도심지의 생활을 벗어나,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할 수 있는 자연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LA 북서쪽에 있는 말리부 크릭 주립 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은 높은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야생화 가득한 언덕이 있고, 오크나무 숲 사이로 시냇물이 흘러 샌타 모니카 산맥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 줍니다.

산세가 수려하고 호수가 많은 이곳에서 수많은 영화가 촬영되었는데, 주립공원으로 변경되기 전까지 20세기 폭스 영화사의 야외 세트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전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MASH의 촬영 장소는 아직 그 흔적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약 0.5마일 지점에 방문자 센터와 함께 록 풀(Rock Pool)이라는 연못이 나옵니다.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하기도 하고 주변 바위는 암벽 등반을 해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크레익스 로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면 센츄리 호수(Century Lake)가 나오는데 이곳은 1968년 영화 혹성탈출의 세트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계속해서 시내를 따라가다 보면 매쉬(MASH) 세트 장소에 도착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을 소재로 한 코미디극인 MASH는 상당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앰뷸런스 트럭과 이정표 그리고 자세한 사진과 안내문을 통해 한때 미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촬영 장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0.6마일 정도를 더 올라가면 말리부 호수 댐 아래편에 도착합니다. 길을 막아놓아 호수를 자세히 볼 수 없어 좀 아쉽습니다.

경치가 수려한 말리부 호수는 1976년 TV 미니 시리즈 ‘Rich Man, Poor Man’의 촬영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공원 안에는 큰 오크나무들과 초장이 있고, 여러 곳의 길고 짧은 등산로가 있어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강우량이 많은 해에는 캘리포니아 포피를 비롯하여 보라색의 루핀이 산등성이를 가득 메우기도 합니다.

공원입장료는 차량당 $12입니다.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과 인파를 피해 아침에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개장 시간은 오전 8시에서 밤 10시까지입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1 Fwy를 타고 북상하다가 라스 버지네스 로드(Las Virgenes Road)에서 내려 좌회전 하거나, 산타모니카 해안의 1번 국도 Pacific Coast Hwy를 통해 말리부 캐년 로드(Malibu Canyon Road)에서 우회전해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글, 사진 / 김인호 (하이킹 전문가)

김인호 씨는 미주에서 활동하는 등반, 캠핑, 테마 여행 전문가로 미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 등산 칼럼을 연재하면서 초보에서 전문가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용한 실전 하이킹 정보를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저서로 ‘남가주 하이킹 105선’ ‘하이킹 캘리포니아’가 있다.